밥벌이의 지겨움
내 삶의 이야기/잡다한 이야기 2004. 3. 13. 08:28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된 글...
출처-파란잉어 블로그(http://blog.etnews.co.kr/html/blog_home_comment.php?bid=ihcho&id=7379)
밥벌이의 지겨움
사람들이 대체로 그러하지만 나 역시 어떤 책을 읽다가 필(feel)~이 꽂히면 그 사람이 쓴 책은 대부분 읽어버리는 습관을 갖고 있다.
여고시절 이문열, 황석영이 그랬고(지금은 영 아니지만...) 이후 박완서,양귀자, 오숙희, 김소진이 그랬다. 지금은 또 김훈이다.
칼의 노래와 자전거 여행을 읽고난 후 김훈의 철지난 저서를 뒤적이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책을 접했다.
밥벌이의 지겨움은 자전거 여행과 일맥상통하는 세상살이에 대한 글모임이다. 자전거...가 전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고찰이라면 밥벌이...는 제목 그대로 개인 일상이나 당시 화제가 된 뉴스(월드컵 등)를 중심으로 저자의 시각을 풀어가는 글이다.
대체로 내용은 자전거나 칼의 노래를 넘어서지 못했다. 아니 이 책이 전작이니 후속작의 모태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책 가운데에서 가장 좋았던 글을 노동과 놀이에 대한 김훈의 생각이다. 부록에 인터뷰로 실려있는 내용이다...
남재일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는 노동하지 않고 살고자하는 인간이 등장한다. 그런 캐릭터는 좌우를 막론한 공공의 적이다. 한마디로 근대의 적으로 규탄받는다. 노동에 대한 생각이 궁금한데..."
김훈 "나는 노동을 싫어한다. 불가피해서 한다. 노는게 신성하다. 노동엔 인간을 파괴하는 요소가 있다. 그러나 이 사회는 노동에 의해 구성돼 있다. 나도 평생 노동을 했다. 노동을 하면 인간이 깨진다는 거 놀아보면 안다. 나는 일할 때도 있었고 놀 때도 있었지만 놀 때 인간이 온전해지고 싶어지는걸 느꼈다. 기자를 보면 기자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같이 보이는 자들은 노동때문에 망가진거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 그런데 노는 거, 그게 말이 쉽지 해보면 어렵다. 놀면서 돈 쓰고 돌아다니는 거는 노는 게 아니라 노동의 연장이다. 돈에 의지하지 않으면 못 노는 거는 돈 버는 노동세계와 연결돼 있어서 노는게 아니다. 노는 거는 그 자리에 있는 세상하고 단둘이 노는 거다"
붉은색 부분을 읽을 때는 끄~응하는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라는 말... 기자생활을 하면서 "정말 기자님처럼 보여요"라는 말을 듣고 내심 우쭐했는데...결국 그게 온전한 인간이 못되고(그럼 이무기???) 노동으로 피폐해진 인성이 어디선가 파편처럼 나타났다는거 아닌가...
나 혼자 힘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누군가가 알게 해준다는 건, 그리고 그런 예민한 선지자가 세상 곳곳에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출처-파란잉어 블로그(http://blog.etnews.co.kr/html/blog_home_comment.php?bid=ihcho&id=7379)
밥벌이의 지겨움
사람들이 대체로 그러하지만 나 역시 어떤 책을 읽다가 필(feel)~이 꽂히면 그 사람이 쓴 책은 대부분 읽어버리는 습관을 갖고 있다.
여고시절 이문열, 황석영이 그랬고(지금은 영 아니지만...) 이후 박완서,양귀자, 오숙희, 김소진이 그랬다. 지금은 또 김훈이다.
칼의 노래와 자전거 여행을 읽고난 후 김훈의 철지난 저서를 뒤적이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책을 접했다.
밥벌이의 지겨움은 자전거 여행과 일맥상통하는 세상살이에 대한 글모임이다. 자전거...가 전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고찰이라면 밥벌이...는 제목 그대로 개인 일상이나 당시 화제가 된 뉴스(월드컵 등)를 중심으로 저자의 시각을 풀어가는 글이다.
대체로 내용은 자전거나 칼의 노래를 넘어서지 못했다. 아니 이 책이 전작이니 후속작의 모태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책 가운데에서 가장 좋았던 글을 노동과 놀이에 대한 김훈의 생각이다. 부록에 인터뷰로 실려있는 내용이다...
남재일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는 노동하지 않고 살고자하는 인간이 등장한다. 그런 캐릭터는 좌우를 막론한 공공의 적이다. 한마디로 근대의 적으로 규탄받는다. 노동에 대한 생각이 궁금한데..."
김훈 "나는 노동을 싫어한다. 불가피해서 한다. 노는게 신성하다. 노동엔 인간을 파괴하는 요소가 있다. 그러나 이 사회는 노동에 의해 구성돼 있다. 나도 평생 노동을 했다. 노동을 하면 인간이 깨진다는 거 놀아보면 안다. 나는 일할 때도 있었고 놀 때도 있었지만 놀 때 인간이 온전해지고 싶어지는걸 느꼈다. 기자를 보면 기자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같이 보이는 자들은 노동때문에 망가진거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 그런데 노는 거, 그게 말이 쉽지 해보면 어렵다. 놀면서 돈 쓰고 돌아다니는 거는 노는 게 아니라 노동의 연장이다. 돈에 의지하지 않으면 못 노는 거는 돈 버는 노동세계와 연결돼 있어서 노는게 아니다. 노는 거는 그 자리에 있는 세상하고 단둘이 노는 거다"
붉은색 부분을 읽을 때는 끄~응하는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라는 말... 기자생활을 하면서 "정말 기자님처럼 보여요"라는 말을 듣고 내심 우쭐했는데...결국 그게 온전한 인간이 못되고(그럼 이무기???) 노동으로 피폐해진 인성이 어디선가 파편처럼 나타났다는거 아닌가...
나 혼자 힘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누군가가 알게 해준다는 건, 그리고 그런 예민한 선지자가 세상 곳곳에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해야 할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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